# 찍고 올리는 행위에 대하여
오늘 퇴근길에 유난히 사람이 많아 지하철 승강장 계단에서 부터 사람들로 인해 막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었었는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것 마냥 스마트폰을 높이 들고 현재의 상황을 찍고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는 행위를 하는 것을 보고 1 1차적으로 신기하다는 감정이 들었고 2차적으로 왜 저런 행위를 하는걸 까? 하고 무수한 궁금증이 유발되었고 퇴근길 내내 집에 와서도 곰곰히 생각해보고 몇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었다.
먼저 본인의 현재상황을 찍고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개된 SNS에 올리는 것 자체가 “인증”이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지 “증명”이라는 범주에 들어가는 지 궁금하였다.
일단 인증이라는 행위에 더 가깝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SNS라는 서비스 자체가 사실을 증명하는 것보다 타인에게 공감을 받고 기록하는 인증이라는 행위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 인증을 통해서 사실을 증명 할 수 있지만 원론적으로는 공감을 얻고 기록하는 인증에 더 가깝다 생각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째서 이런 소위 “인증샷”같은 행동을 하면서 까지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하는 행동을 하는것일까?
인간의 본질에 최대한 입각해서 생각해 보았다.
특정 그룹만 그런것이 아닌 보편적인 사람들 평균 즉, 최대한 본능에 가까운 행동을 대입하며 생각해 보았다.
첫번째로 존재감 확인이다.
지금 열심히 사진을 찍어 대는 사람들은 평소의 출퇴근을 찍는 사람들이 아니다.
사람이 너무 많아 계단도 못올라 갈정도의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찍고 공유하는 것이다.
말이 순서가 바뀌었다. 찍는건 수단이고 목적은 공유이기때문에 이렇게 정정하겠다.
사람이 너무 많아 계단도 못올라 갈정도의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공유하기 위해 찍는 것이다.
이런 특수한 상황은 모두에게나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말 그대로 평소와 다른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현재 본인이 이렇게 가능성이 희박한 특수한 상황에 놓여져 있다는 것에 대해 공감받기 위해, 기록하기 위해 공유하는 것이다.
두번째로 방어 기제 본능에 입각한 고통을 콘텐츠로 소비하면서 거리를 두는 심리이다.
금요일 꽉 막힌 퇴근길 누가 좋아할까? 다들 집에 빨리 가고 싶고 쉬고 싶은 사람들일 것이다.
꽉막힌 퇴근길을 좋아할 사람도 없고 그런 상황이면 스트레스만 받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스트레스를 자기 희화화를 통해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면?
자기 희화화는 인간의 스트레스 방어 기제 본능 중 하나이다.
본인을 희화화 하면서 자신이 움직이지도 못하고 꽉 끼어 있는 피해자로서만 존재한다는 것을 망각하게 하고 이 황당한 상황을 촬영하고 공유하는 관찰자 입장을 취하게 만들어 스트레스를 덜어준다.
“이것봐, 진짜 미친 거 아니야? ㅋㅋㅋ” 라며 상황을 희화화함으로써, 스트레스를 웃음이나 콘텐츠로 승화시켜 심리적 고통을 줄이려는 인간의 무의식적인 방어 기제이다.
세번째로 인정 욕구이다.
신기하게도 사람들은 화려한 인생, 화려한 삶 뿐만 아니라 본인의 고생, 노고도 공유하고 알아봐주길 원한다.
“나 이렇게 고생한다”, “나 이런 삶을 살아간다” 라는 사진을 공유하면서 사람들의 위로 댓글을 유도하면서 그 위로 댓글로 스트레스 받는 현재 상황을 보상 심리로 채우는 무언의 호소이다.
네번째로는 집단 소속감 심리를 이용한 공감의 연대이다.
우리는 소속감을 계속 넓히고 싶어 한다.
화려한 사진, 화려한 음식들은 호불호가 갈리거나 질투를 유발할 수 있지만 지옥철 같은 사진은 다른 일반 직장인들의 공감대도 형성하고 소속감을 더욱더 넓힐 수 있다. 나도 평범한 직장인 이라는 인상을 심어주어 더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불특정 다수에게 더 넓은 소속감을 느끼고 느끼게 할 수 있다.
물론 또 다른 심리가 작용하여 “인증샷”이라는 행위를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지금 생각할 수 있고 정의 내릴 수 있는건 이정도 범주 내에 거의 들어 온다 생각한다.
결국 이 4가지 심리적 요인 모두 인간의 생존에 영향을 받는 심리라 더욱더 크게 작용하고 이성의 개입없이 무의식적으로 작동하는 행동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생긴 이어지는 궁금증.
나에게 있어 블로그에 글쓰는 건 무슨 행위일까?
masturbation 즉 자위이다.
필자의 글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블로그에 글을 올릴때 배출한다고 표현한다.
말 그대로이다.
마치 자위로 성욕을 배출하듯이 나는 복잡하고 꽉막혀있는 생각이라는 덩어리를 배출하고자 하는 욕망을 글로써 배출하는 것 뿐이다.
그래서 나의 글은 욕망의 산출물이다.
여러분은 내 욕망의 산출물들을 보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