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사리뷰
이번에는 금방돌아온 퇴사기념 기고문. 시작해보겠다.
2025년 11월 16일에 AISpera에 합류하게되었다. 그리고 이 글을 작성하는 2026년 6월 30일 퇴사하였다.
먼저 내가 왜 에이아이스페라에 어떤 목적으로, 어떤 기대로 합류하게 되었는지 부터 알아야 한다.
에이아이스페라에 다니기전 직전 회사는 정보보안 서비스 업체에서 꽤 나름 인지도가 있는 중소기업이었다.
1세대 정보보안 컨설팅 서비스 업체였으며 오래된 회사연혁을 뒷받침 하듯 오랫동안 관계를 유지하는 굵직한 고객사들이 많았다.
그래서 고정된 수익이 뒷받침되는 회사였고 뒷받침되는 수익을 바탕으로 대표및 임원진들이 여러 투자를 강행하였지만 아쉽게도 제대로된 투자로 이어진 적은 없었다.
또한 기존의 영업방식이 고착화된 나머지 정말 양질의 기술력과 서비스로 다른 경쟁사들과 승부를 보고 사업 수주를 진행하는게 아닌 단합과 로비로 이루어진 영업방식에 나와 같은 직원들이 이용되고 있었다.
참고로 나에게는 고질적인 병이있다. 이 병을 고치려고 아무리 발버둥치고 노력하지만 고치기 쉽지 않은 병이 하나있다.
모든것에 진심을 쏟는 병이 있는데 이 병은 나를 살아가게 나아가는 생명이기도 하고 나를 죽이게 하는 죽음과도 같은 병이다.
나는 진심과 진심이 맞붙었을때 살아감을 느낀다.
진심과 진심은 붙었을때 긍정적인 시너지를 낼 수도 있지만 갈등과 트러블을 유발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트러블 조차도 각자의 차이점, 개선 방향성 등을 찾고 유의미한 결과를 얻을 수 있어 약간의 트러블에 비하여 얻을 수 있는 효과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비로소 사람과 사람이 진심으로 부딪혔을때 유기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류 존재의 의의에 걸맞는 유기 화합물, 다세포 동물로써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사람과 사람이 공존하고 있는 조직과도 같은 맥락으로 이어진다.
조직도 결국 다세포 동물인 사람으로 이루어저 있는 큰 다세포 동물이라고 생각한다. 임직원 한명한명의 존재가 조직이라는 하나의 큰 동물을 위해 유기적으로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업무를 처리하고 조직이 생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이 각 임직원들의 존재 의의라고 생각한다. 결국 이런 큰 유기 생명체를 움직이고 생존하게 하려면 각각의 단세포들이 목적이 있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목적이 없는 단세포는 더 이상 기능하지 않고 쓰이지 않으므로 퇴화하고 사라지는게 자연의 섭리이다.
조직도 동일하다.
조직안에 임직원이라는 각각의 단세포 중 목적이나 존재의 의의가 없는 세포는 죽은 세포와 마찬가지고 그런 세포들이 다수인 조직은 죽은 조직, 죽은 생명과 다름 없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직전회사는 내눈에 죽은 조직과 다름없었다.
내가 격어본 대다수의 임직원들은 조직 내에 목적없이 존재하였고 잘 훈련된 개와 원숭이 정도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인간이 가능한 사고와 고민없이 존재하는 것 뿐이였다.
이런 죽어가는 조직속에서 내 스스로 매너리즘에 걸리기도 싫었고 최종적으로 내가 만족을 하지 못하였다.
결국 이직을 결심했고 확율적으로 몸이 가볍고 젊어서 유기적으로 움직이기 쉬운 스타트업이라는 조직의 일원으로서 도전을 하였다.
에이아이스페라 라는 조직에 지원했을때 내 기대는 딱 2가지였다.
- 몸이 가벼운 만큼 조직의 목표는 “성장"에 초점이 맞춰 있을태니까 모두가 조직의 성장이라는 목표아래에 동일하게 움직이지 않을까?
- 몸이 가벼운 만큼 불필요한 프로세스나 시스템을 최소화하여 죽은세포가 없지 않을까?
내가 스타트업이라는 회사규모에 허황된 꿈과 기대치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에이아이스페라에서는 내 기대치와 완전히 어긋났었다.
연혁은 얼마 안되었지만 목적도 의미도없는 불필요한 레거시 정책, 프로세스, 시스템들이 즐비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만들어졌고 왜 하는지도 아무도 모르고 그냥 “원래부터"라는 단어 아래에 리소스를 좀먹고 있는 불필요한 시스템, 프로세스 들. 신뢰가 밑바탕 되어있지 않아 불신으로 가득한 마이크로매니징. 모두가 문제가 있다는걸 인지하고 있지만 이미 암덩어리가 커질대로 커져 암덩어리를 제거하려고 하면 본인과 주변 조직들에 피해가는것을 알고 있어 몇년째 쉬쉬하고 덮기에 급급한 환경. 그 작은 조직 안에서 기싸움하고 있는 상황.
죽은 조직이 아니라 스스로 자해를 하는 조직을 보았다.
특히 “원래부터"라는 단어 아래에 생존해 왔던 의미없고 불필요한 시스템과 프로세스는 그냥 누군가 한명이 그 굴레를 끊으면 없어진 지도 모르고 조용히 사라지는, 그 누구도 불만이 없고 존재하는지도 몰랐던 거품들이 모이고 모여 조직의 목을 짓누르고 있었다.
또한 정말 신기하게 보았던건 스타트업 특성상 대기업 출신 경력자들이 관리자급에 많이 위치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인데 내가 정말 특이하게 보았던건 본인이 다니던 직전회사인 대기업을 그렇게 욕하면서 “전회사는 이렇게 했다” 라는 말로 제 직전회사의 문화와 시스템을 도입하고 구축하려는 모습이 정말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절이 싫어 떠난 중이 그 절과 똑같은 시스템과 문화를 도입하여 제2의 절을 만들으려 한다는게 도저히 논리적으로 납득이 불가능 하다는 점에서 신기하게 보였던것 같다.
이번 퇴사를 통해 얻었던 교훈은 유기적인 조직 특성 상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것을 알았고 조직 특성상 자해도 가능하다는 케이스도 확인할 수 있었다.
8년이라는 생활을 여러 조직안에서 지켜보면서 엇비슷한 조직들을 경험했지만 이번에는 정말 한개도 예상치 못한 새로운 조직경험을 할 수 있었고 다각도에서 다양한 케이스가 있다는것을 확인 시켜준 유의미한 경험이였다.